
이번 전시는 예상치 못한 공백의 시간 속에서 시작된 작은 신체의 반복 행위를 통해 불안의 감각을 인식하고 완화하는 과정을 회화와 소형 조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종이학 접기에서 출발한 미시적 몸짓을 매개로 사적인 치유의 루틴을 조형 언어로 전환한다. 건식 재료, 아교와 호분의 반복적 덧입힘, 배접과 여백의 구축을 통해 두터워진 종이는 불안의 도래와 환기 과정을 담는 표면이 된다.
‘손으로 만든 새’ 전시 서문
종이를 대각선 모서리끼리 마주할 수 있도록 반으로 접는다. 그다음 종이를 뒤집어 반대로 십자가가 만들어지도록 자국을 내어준다. 이어 종이를 편 후 직사각형이 될 수 있도록 반으로 접고, 다시 작은 정사각형이 되도록 반으로 접는다. 이건 종이학 접기의 시작 단계다. 공백의 시간에 종이학을 접게 된 시작점은 어디일까. 예상 못한 공백의 시간을 어쩌지 못하고 비워 둔다면 그 구멍엔 불안과 비슷한 이름 모를 것들로 들어차기 시작한다. 그것들이 공백 안을 제멋대로 점유하기 전에 종이학을 접어보자. 손가락 정도의 크지 않은 움직임으로 사각의 모서리들을 맞닿게 접어 내며 어설픈 새의 모습이 나타나면 이내 공백은 차츰 메워지고 있을 것이다.
불안을 극복하는 회복의 루틴은 모두에게 크고 작은 신체의 행위로 존재한다. 그 회복의 몸짓을 방법론적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은 상태여도 안정을 향한 숨을 쉬어 본 적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불안을 완화하는 반복적인 작은 안정의 몸짓에서 걸러진 도상들을 회화와 작은 조각들로 수집한다.
종이 안을 이루는 작은 도상들은 안정을 기원하는 상징들과 삶에 있어서 부정적 사고가 자동 발생하는 순간에 다시 지금-여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매개가 된 사물들이다. 이들은 자연히 발생해 버린 왜곡된 부정의 사고를 전환시키기 위한 시야의 변화 과정에서 포착된 사물들의 기록물이다. 불안의 시선이 묻은 사물들을 크지 않은 일정한 신체의 움직임의 반복으로 기록하는 것을 통해 실체 없던 부정의 감각이 도래하는 순간과 그 과정을 인식한다. 낡은 사물들이 전하는 작은 유쾌함에 시선을 두고 이를 통해 순간의 불안 감각을 전환시키며 불안정에 대한 감정은 일차적으로 희석돼 옅어진다.
이때 마주한 사물들을 순지 위에 건식 재료로 수집하고 아교와 호분으로 덧입혀 이들의 형상에 흐릿함을 더한다. 적시고 건조하고 다시 덧입히는 과정을 반복해 본래 제 두께보다 두터워진 종이를 또 다른 종이에 배접하고 여백을 더해 작업 과정을 마무리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단순 반복 루틴을 거쳐 불안정의 감각은 환기되며 그 자체로 움직이는 명상이 된다.
작은 것들을 만들어낸 작은 움직임들은 분명히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돌아올 전과 같은 상황에 적용할 자기 돌봄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지극히 사적인 치유의 과정 안에서 구축된 작업 세계는 스스로를 간호하는 돌봄의 태도다. 불안이라 부르고 있는 ‘그것’이 유난히 틈 없이 자리를 잡을 그때, 종이학이나 손으로 만든 그림자 새와 같은 미시적인 움직임들이 그것과 거리를 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비록 그 거리가 한 뼘 정도로 작을지라도 한 뼘어치의 다정함은 생각보다 오래 머무를 것이다.
◇ 작가 이력
· 이혜진 (1998- )
2022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전공 졸업
2025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전공 졸업
◇ 전시 개요
· 전시명: 이혜진 개인전 ‘손으로 만든 새’
· 전시기간: 2026.3.10(화) ~ 3.15(일)
· 전시장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38, 1F, 갤러리 모스
· 관람시간: 11:00 - 20:00
갤러리 모스 소개
갤러리 모스는 2025년 설립된 갤러리로, 2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실험을 지원하는 창작 플랫폼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하며, ‘Meditation of Silence(침묵의 명상)’라는 이름처럼 고요 속에서 드러나는 질서와 균형,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탐구하는 것을 지향한다. 신진 작가부터 중견 작가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예술가들과 협업해 예술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실험하며, 정기적인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예술적 울림을 공유한다. 갤러리 모스는 예술이 삶의 균형과 성찰을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사회와 문화 속에서 예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언론연락처: 갤러리 모스 전시 기획 김상현
이 뉴스는 기업·기관·단체가 뉴스와이어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 HPN뉴스 & hpn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2026 영천공동축제 성황리 마무리
[영천시청 언론홍보팀 사진,자료제공] [김미애님 사진 제공] 다채로운 볼거리·먹거리 선보인 ‘2026 영천공동축제’ 성황리 마무리 - 문화예술·한방·와인·한우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축제장 활기 - 시민과 관광객 발길 이어지며 영천의 매력과 지역 특산물 만... -
2026 영천 공동축제 개최‘영천이 가장 빛나는 순간!’
[영천시청 언론홍보팀 사진,자료제공] 2026 영천 공동축제 개최‘영천이 가장 빛나는 순간!’ - 문화예술·한방·와인·별빛한우구이가 한자리에! - 영천시(시장 김병삼)는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영천강변공원... -
2026년 경상북도 소상공인대회
[영천시청 언론홍보팀 사진,자료제공] 소상공인의 열정 모여 지역경제에 활력 더한다 영천시, 「2026년 경상북도 소상공인대회」 개최 10월 16일 영천강변공원서…도내 19개 시·군 소상공인 한자리에 영천시(시장 김병삼)는 오는 16일 오후 1시부터 영천강변공원에서 「2026년 경... -
은해사 창건 1217주년, 중악 팔공산 은빛문화제 개최
[영천시청 언론홍보팀 사진,자료제공] 은해사 창건 1217주년, 중악 팔공산 은빛문화제 개최 “천년의 숨, 은빛의 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주지 성로스님)는 창건 1217주년을 맞이하여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도·시민이 함께하는 중악 팔공산 은빛문화제 ... -
자양면·임고면 자연보호협의회, 합동 환경정화활동 실시
[영천시청 언론홍보팀 사진,자료제공] 자양면·임고면 자연보호협의회, 합동 환경정화활동 실시 - 영천댐 공원 일원 환경정비로 깨끗한 지역환경 조성 앞장 - 영천시 자양면 자연보호협의회(회장 강희원)는 15일 임고면 자연보호협의회(회장 김삼... -
긴급 일자리 매칭 플랫폼
[잡119제공] HPN뉴스에서 제공하는 긴급 일자리 매칭 플랫폼이 오픈 되었습니다. 기업광고도 하면서 구인도 무료 개인 구인,구직 무료 등록이 가능 많은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www.job119.kr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정치
more +연예가소식
more +-
알리, 데뷔 20주년 광주 콘서트 '용진' 성료 "신곡 깜짝 선공개"
가수 알리(Ali)의 데뷔 20주년 기념 광주 콘서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알리는 지난 12일 광주예술의... -
에스파 ‘Whiplash’ 영어 버전, 오늘(27일) 오후 1시 공개
‘빌보드 위민 인 뮤직’서 무대 첫 선! 에스파 X 스티브 아오키 조합도 기대UP 에스... -
‘솔로 데뷔 D-DAY’ NCT 마크, “‘The Firstfruit’는 제 인생을 바탕으로 만든 앨범” [일문일답]
“타이틀곡 ‘1999’, 포부와 1999년 콘셉트가 재미있는 곡… 가사에 타이틀로 확신” ...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오리콘·애플뮤직 등 주간 랭킹서 순위 상승 지속…어느새 차트 최상위권 넘봐 - 시간 지날수록...
